무인주문시스템의 발전 ② 일본과 한국의 자동판매기 역사
일본자동판매기 역사
인구 약 23명당 1대, 2008년 말 기준으로 526만 대의 자동판매기가 설치·운영되고 있는 나라, 바로 일본이다. 그 종류만도 다양한데 쌀과 계란 같은 주부식를 비롯해 건전지 등의 일상용품, 핸드폰 벨소리를 판매하는 자판기는 기본이고, 장수풍뎅이와 햄스터를 판매하는 자판기도 있었다(동물협회의 반발로 사라졌지만).
이 정도면 자판기의 왕국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일본은 국가 재난사태 때 자판기가 동원된다. 자위대가 아닌 자판기다! 대형 지진 같은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사전에 자판기에 입력한 긴급 코드를 전송한다. 그러면 자판기는 돈을 넣지 않아도 물건을 뱉어낸다. 이후 상황이 정상화되면 긴급 상황 동안 사용된 물품의 대금을 국가가 사후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진정한 자판기 대국의 모습이다).
자판기의 천국인 만큼 역사도 길다. 일본에서 발명된 최초의 자동판매기는 1888년 다와라야 고시치가 발명해 박람회에 출품한 담배자동판매기이다. 그가 1904년에 발명한 우표 자동판매기는 일본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자동판매기로 원형이 보존돼 있다.
발명의 천재로 불리는 다와라야는 에도 시대부터 축적된 목공기술과 세공기술에 서구로부터 배운 근대기술을 조합해 여러 가지 실용적인 발명을 내놓은 '일본의 에디슨' 같은 인물이다.
아무튼 과거부터 지금까지 일본인들은 자판기 문화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자판기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 편리함도 주지만 자판기는 여러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술이나 담배를 판매하는 자판기는 미성년자도 이용할 수 있다. 음료를 판매하는 자판기는 24시간 내내 작동해야 하고 그로 인해 소비 전력량이 많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길이 좁은 곳에서는 보행자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왜 일본에는 자판기가 많을까? 타인을 상대하는 것을 싫어하는 민족성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민족성과 거의 관계가 없어 보인다.
일본에 자판기가 많은 것은 규제 때문에 새로운 가게를 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서민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새로운 가게를 내는 데 제약이 많다. 특히 평수가 넓은 대형점포는 주변 가게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장사를 할 수 있다. 자신의 가게 옆에 비슷한 가게가 들어서는 데 동의해 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다 보니 자본을 지닌 사람들이 주변 가게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없는 자판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때문에 지금처럼 자판기 왕국이 된 것이다(대신 일본의 대형점은 하나의 상품에 집중하는 선택을 하게 됐다. 이는 하나의 상품에 다품종을 전제로 한 전문점의 탄생을 의미했다. 한 건물 전체가 완구나 전자제품에 한정된 특판점의 등장이다).
이밖에도 동전의 종류가 많은 점(실생활에 쓰이는 동전이 1엔부터 500엔까지 다양하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민족성, 인건비와 건물세가 비싸다는 점 등 일본은 자판기 왕국이 될 수밖에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한국자동판매기 역사
이런 자판기 왕국의 옆에 위치한 한국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자판기는 일본제였다.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SHARP) 사로부터 커피 자동판매기 완제품을 400대 수입해 지하철 1호선 등에 설치하면서 자판기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1978년 삼성전자가 산요(SANYO)와, 금성사가 후지(Fuji)와 기술제휴로 자동판매기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이 없는 무인 판매대로 등장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었던 자판기가 호기심이 아닌 사업으로, 이제는 새로운 유통 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며 당당한 산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월간 자동판매기에서 정리한 한국 자동판매기 산업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社로부터 커피자판기를 400대 도입 설치한 것이 국내 자판기 산업의 효시
▶1978년
-금성사는 일본 후지사와 기술제휴, 자판기 사업 시작.
-삼성전자는 일본 산요와 기술 제휴, 자판기 사업 시작
▶1980년
-롯데칠성이 일본 도시바사로부터 캔자판기 500대를 도입 설치 운영한 것이 음료메이커에서 판촉장비로 이용한 것이 시초
-럭키금성 그룹으로 일본 후지사와 합작하여 금성자판기(주)를 설립→자판기 전문제조회사 등장
-커피, 캔, 병, 담배 완제품 도입 판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큰 폭의 시장증가
▶1990년
해태전자 커피자판기 생산 개시
대우전자, 미국 밴도사 캔자판기 도입 판매
▶1991년
대우전자 커피자판기 개발 전개
▶1992년
-두산기계 일본 후지전기와 캔자판기 기술제휴
-만도기계, 일본 산덴과 커피, 캔, 담배자판기 기술제휴
▶1993년부터 대기업만 7개사 시장 참여할 만큼 자판기 사업을 전도유망하게 봄
▶1993년부터 98년까지는 자판기 산업의 성장기로 최고 전성기 구가
▶95년부터 2000년까지 대우전자, 두산기계, 만도기계, 해태전자 자판기 사업 정리. 이들 회사의 자판기 사업 정리는 LG산전과 삼성전자의 막강한 경쟁력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
▶2001년~2002년도 기계매출 1400억원대의 시장으로 견실한 시장상황을 기록했으나 2002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고 있음. 자판기 산업 성장기에서 한껏 치고 올라가야 하나 연이은 시장 부진으로 산업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상태
<한국자동판매기 산업통계 및 업체현황>
- 자판기 산업의 전성기였던 93년부터 98년까지는 1600억에서 1800억원대 기계 매출규모를 기록했으나 2002년부터는 1000억대 시장이하로 급락함
- 2007년도 자판기 산업 전체 통계를 살펴보면 기계 보급수량이 103,868대, 금액은 624억 5천만원대를 기록함. 이는 수량에서는 93,145대, 금액에서는 598억 6천만원대를 기록한 2006년 대비해 수량에서는 11.5%, 금액에서는 4.3%가 증가한 결과임.
- 수량으로 볼 때 무려 88,900대가 보급된 미니커피자판기를 빼면 일반자판기가 14,968대에 대에 불과함. 매출로 볼 때도 미니 커피자판기를 제외한 실적은 지난 해 455억 6천만원으로 469억 4천만원대를 기록한 2006년에 비해 3% 감소한 결과를 나타냄.
- 자판기 메이저 업체도 과거 90년대 중반 7개사에서 90년대 후반 4개사, 2000년 3개사(해태전자 사업 철수)로 감소. 지난 2005년에는 롯데기공이 삼성광주전자 자판기 사업을 인수 함에 따라 양대 체계로 개편. 캐리어의 자판기 사업은 지난 2007년말 로벤에서 인수를 함
- 자판기 산업의 불황이 가중됨에 따라 중소기업 기반도 취약해 짐. 현재 자판기 제조업체수는 40여개 업체가 되나 히트상품을 창출하여 견실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10여개 업체도 인되는 상황
최근 시장 부진의 이유
- 대형 커피자판기 시장 부진이 전체 시장 부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 커피자판기 시장의 연이는 시장 부진으로 인해 방문판매 시장이 붕괴되고 있다고 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음
- 임대 미니커피자판기 시장의 급성장(2003년 이후 연간 10만대선 물량 보급)으로 대형 커피자판기의 경쟁력 약화
- 믹스 커피 시장의 확대와 냉온 정수기 보급으로 사무실 등에서 쉽게 커피를 타 마실 수 있게 됨에 따라 커피자판기가 큰 타격을 입음. (*믹스커피 시장 해마다 큰 폭으로 시장 증가)
- 캔자판기 시장은 음료회사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지 않음에 따라 연간 5000대로 안되는 시장이 유지되고 있음
▪캔자판기 시장이 확대되어야 자판기 산업의 큰 폭의 성장이 가능
- 뚜렷한 히트상품의 부재.
▪신제품 출시가 과거보다 부진하고 시장 성공률도 높지 않은 상황
- 어뮤즈먼트 자판기 시장의 부진
▪인터넷 문화의 발달로 어뮤즈먼트자판기 시장이 활성화되기 힘든 상황
- 자판기 사업에 대한 투자의욕 감소
- 소량 다품종 분야의 주축이 되어야 할 중소기업의 기반 약화
최근 시장 현황
- 커피자판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원두커피자판기가 서서히 확대되고 있음
- 다양한 용도로 활용을 할 수 있는 멀티자판기가 새로운 트랜드로서 급부상하고 있음
- 방문판매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부실판매가 줄고 실수요시장으로 재편되어 가는 추세
- 올해가 자판기 산업의 경기 바닥으로 보여 짐. 내년부터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어 성장세의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 됨
시장 과제
□ 주류, 담배자판기 규제완화
-주류자판기 규제완화를 통한 새로운 사업 영역 창출
-담배자판기 로케이션의 전면 자유화를 통한 시장의 확대
□ OP시장 육성 및 확대
-전문 오퍼레이팅 업체를 다량 육성하여 OP시장의 확대 추진
-다양한 OP용 모델 개발 공급하여 OP 시장 육성
□ 소형커피자판기 대응 전략
- 그간 무차별한 임대 소형커피자판기의 확산으로 대형 커피자판기의 수요가 크게 위축 되어 왔음
- 제품가격은 초저가형이고, 커피 질은 크게 떨어지는 내용상품을 사용해 자판기 커피에 대한 선호도를 크게 떨어트림
- 코인장치가 들어간 제품은 대형 커피자판기와 똑같은 영업신고와 위생교육 등 운영자 의무조항이 강제되어야 하나 그간 이러한 부분에 있어 자유로왔음
- 소형 커피자판기와는 맛을 차별화할 수 있는 중형 모델 개발을 통한 임대시장 대응
□ 실수요 판매 시장의 활성화
- 새로운 아이템과 저렴한 제품가 정책으로 실판매 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함
- 방판이외에도 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정책 도입
- 경쟁력있는 OP형 모델을 적극 선보여야 함
- 기획 유통업체 근절을 통한 자판기 사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 해소
□ 멀티자판기 시장 활성화
- 다용도, 다기능의 멀티자판기는 음료자판기에 비해 운영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OP시장에 있어 전략적 시장 활성화 제품으로 성장 시켜야 함
- 현재 보다 품질을 끌어 올리고 제품 가격은 내려 시장에서 요구하는 만큼의 경쟁력 향상을 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