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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초점 - 무알콜음료자판기, 법적으로 가능한데 시장개척은 전무 - 신시장 개척을 위해 시장 도입 서둘러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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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초점 - 무알콜음료자판기, 법적으로 가능한데 시장개척은 전무 - 신시장 개척을 위해 시장 도입 서둘러야!

이친구(eCHINGu) 2021. 1. 21. 10:23

자판기로 술을 팔 수 있다? 없다? 정답은 '없다'이다. 그렇다면 알콜은 없지만, 맥주 맛이 나는 무알콜음료는 자판기로 팔 수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팔 수 있다' 이다. 이는 (사)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회장 고정원)가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질의 및 건의를 통해 무알콜음료(*무알콜맥주는 여기에 포함이 된다)의 자판기 적용 판매를 가능하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힘들게 법적인 장치를 마련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개척은 진행이 되고 있지 못하다. 시장개척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롯데칠성음료 등 관련 업체들이 적극성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오비맥주도 신제품 출시를 통해 무알콜음료 시장에 가세할 계획을 밝히는 등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일반 음료의 매출이 부진한 현실에서 음료자판기가 무알콜음료 시장을 등한시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주력 시장이 되기는 힘들어도 틈새시장의 메리트는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무알콜음료 자판기 적용 판매의 구체적인 관련 지침들을 살펴보고, 무알콜음료 시장동향과 일본 사례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자판기에서 무알콜 맥주를 판매할 수 있나요?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의 무알콜음료 자판기 적용 판매 질의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동판매기에 '성인용 음료'로 표시를 하면 판매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기존 무알콜음료에 '성인용 음료'라는 표시 의무가 있는 만큼 자판기에서도 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별도의 표기를 하라는 취지이다. 무알콜음료의 단독 적용 판매이든, 일반 음료와 병행 판매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반 음료처럼 떳떳이 자판기에 적용 판매를 하면 된다. 더욱 상세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이드 라인을 살펴보자.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 관리법' 제2조(정의) 및 제9조(정서저해 식품 등의 판매금지 등)에 따라 성인을 위한 술병 형태의 무알콜음료에 '성인용 음료' 표시를 하지 않은 어린이 기호식품은 정서저해식품에 해당이 되어 판매 등이 금지되며, 동 규정을 위반하여 정서저해식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제조.저장.운반 및 진열한 경우에는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됩니다.

☞또한 '성인용 음료'로 표시된 무알콜음료 등 성인음료 판매 시에는 자동판매기에 성인용 음료 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일본의 무알콜음료자판기 도입 사례

가까운 일본의 경우 무알콜음료자판기는 많이 보급되어 있지는 못해도 시장개척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무알콜음료자판기 만의 시장 가치는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식은 전용자판기가 있고 일반 음료와 병행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지난 2016년 산토리 맥주는 무알콜 맥주 '올 프리' 전용 자동판매기를 사무실이나 슈퍼 목욕탕 등에 설치 확대하는 사업을 진행했었다. 큰 성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적지 않는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다.

산토리 맥주가 시장을 더욱 확대하려면 '술을 마실 수 없는 드라이버 음료'에서 벗어나 점심 및 야외 휴식 시 음용 기회를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 사업을 진행했었다. 사무실이나 슈퍼, 목욕탕 등의 로케이션으로 자판기 설치 확대를 꾀해 나갔다.

전용 자판기는 일반 음료자판기에 적용한 게 아니라, 제품 크기 폭 370mm x 깊이 370mm x 높이 595mm의 컴팩트한 디자인이다. 사무실 등에 설치하기 쉽게 소형으로 제작이 되었다. 250ml 캔이나 350ml 캔 등의 제품 2종류를 최대 14개 수납할 수 있었다. 판매 가격은 100엔, 200엔, 300엔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었다. 당시 이 자판기를 설치한 사무실이나 스포츠 시설은 1개월 당 48~72개의 판매 실적이 있었다고 한다.

 

커지는 무알콜음료 시장, 오비맥주도 시장 가세할 계획

'무알콜음료(무알콜 맥주)'가 핫해지고 있다. 기존 무알콜맥주는 맥주의 맛을 표방하지만 '맥주를 흉내 낸' 음료쯤으로 치부됐던 게 사실이다. 싱거운 맛에 맥주 애호가들을 잡지 못했던 무알콜맥주가 달라졌다. 맥주의 풍미를 좌우하는 몰트를 기존 라거 맥주 대비 2배 이상 쓴다거나 '비발효 제조공법'을 적용한 무알콜음료로 주류업체는 '맥주보다 깊은 풍미'의 무알콜을 들고 나왔다.

주류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맥주 시장규모는 2014년 8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3억원으로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더 가파르게 성장해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5년 내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무알콜맥주 공법이 발달하면서 기존에는 무알콜에 관심이 없었던 맥주 애호가들까지 무알콜 맥주 시장으로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맛과 풍미를 진짜 맥주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진짜 맥주 이상의 맛이 날 경우 맥주 애호가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맥주에서 언제 어느 때라도 부담없이 즐기는 맥주로 포지셔닝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사무실에서 회의나 갈증 해소를 위해 마실 수 있고, 운동 등 레저 등에도 마실 수 있다. 운전할 때나, 심지어 병원에 입원해서도 마실 수 있다.

이런 시장 가치의 증가로 인해 국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오비맥주도 연내 카스제로를 출시하며 무알콜맥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카스 제로가 선보인다면 무알콜 시장 국내 브랜드는 3개로 늘어난다. 첫 국내 브랜드는 2012년 하이트진로음료가 선보인 '하이트제로'로 이 상품 출시 이후 5년 뒤인 2017년 롯데칠성음료가 '클리어 제로'를 내놨다.

오비맥주는 특허청에 '카스 제로(Cass Zero)', '카스 0.0'라는 상표등록을 마무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카스제로'는 오비맥주가 선보이는 첫 무알콜 맥주 제품이라는 점에서 업계가 더욱 주목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글로벌 지주사인 벨기에 주류기업 AB인베브는 2025년까지 전체 맥주 생산량에서 무알코올.저알코올 맥주 비중을 2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만큼 글로벌에서도 성장성을 점치는 시장이다.

국내 무알콜맥주 시장의 포문을 처음 연 곳은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음료를 통해 2012년 하이트제로 0.00을 출시, 국내 첫 무알콜맥주라는 타이틀을 잡았다. 출시 당시 무알코올맥주 시장규모는 10억원에 그쳤지만 시장이 꾸준히 커지면서 이 제품은 지난달까지 누적 5,600만 캔을 팔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의 패키지 디자인을 2017년에 출시 후 3년만에 리뉴얼했다. 맥주는 맥주인데 발효하지 않는 '비발효공법'으로 만들었다. 칭따오부터 하이네켄 등 수입 브랜드 들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맥주 칭따오(TSINGTAO)가 최근 선보인 무알콜맥주 '칭따오 논알콜릭'은 맥주 애호가들로 인정하는 '맥주 보다 더 맥주 같은 무알콜'은 맥주 애호가들로 인정하는 '맥주 보다 더 맥주 같은 무알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칭따오 브루어리의 맥주 제조 공정 그대로 따랐다. 마지막 단계에서 알코올만 제거해 만들어 맥주의 풍미를 그대로 재현했다. 글로벌 2위 맥주기업 하이네켄도 무알콜맥주 '하이네켄 0.0'를 출시했다. 2015년부터 무알코올 맥주 사업에 뛰어든 칼스버그 역시 무알코올 맥주 매출이 전체 맥주 판매량보다 3배이상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는 무알콜음료자판기가 등장을 해야 할 시점

국내외 주류업체가 무알콜음료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국내 소매 맥주시장의 규모가 3조 3,172억원인 것에 비하면 아주 작은 시장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무알콜음료 시장규모가 약 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 마켓인사이트는 세계 무알코올 주류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이달 초 발간한 '해외 주류시장의 현황 및 트렌드'에 따르면 2024년까지 세계 무알코올 음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무알콜음료의 성장세를 자동판매기 산업계도 주목을 해야 한다. 협회에서 법적으로 자판기 유통이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 시장을 버려 놓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 전용 자판기를 확대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볼 필요성이 크다. 전용이 아니라면 일반 음료자판기에 병행 판매를 하는 방법도 있다.

소비자들이 무알콜음료를 낯설어할 것 같다는 시장 예측이 과거의 시각이라면, 맛과 풍미를 향상시킨 무알콜음료는 새로운 가능성의 시장으로 빛을 발한다. 무알콜음료 업체들은 전용 자판기의 전개가 브랜드 강화의 아주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자판기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자사 무알콜음료를 강력하게 포지셔닝시킨다.

또 한가지 측면은 주류자판기 규제 완화로 가는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세청에서는 협회의 지속적인 건의를 받아들여 언젠가는 주류자판기 규제를 푸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쇼케이스형 주류자판기 실증 특례를 부여한 것도 관연 시장에서 부작용없이 운영되는 지 여부를 보겠다는 의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알콜음료자판기가 적극 전개가 된다면 주류자판기 규제완화의 명분도 강화가 될 수 있다. 무알콜음료 자판기를 접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주류자판기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알콜음료자판기는 신규시장 확대와 주류자판기 규제 완화를 향해 가는 길에 있어 서포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새로운 시장을 향한 힘찬 도전들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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